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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옮김- 미녀는 괴로워

라온그리메 2009. 1. 1. 01:07
미녀는 괴로워
감독 김용화 (2006 / 한국)
출연 김아중, 주진모, 성동일, 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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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 쌈박
 
 별 기대없이 그냥 본 영화였는데, 상당히 깔끔하게 잘 만든 영화였다. 구성도 좋고, 군더더기도 별로 없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으며, 미남미녀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음악도 좋았고, 화면구성도 좋았고, 색감도 좋고, 앵글도 좋고, 특수효과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이야기 자체가 100%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지만... 그거야 소재 자체가 가지고 있던 한계이니 뭐.
 
공감한 거야?

<"여자는 세종류야. 명품, 진품, 나머지는 모두 반품.">
 대부분의 (여자들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 외모지상주의가 판치는 현대사회에서 외모는 경쟁력이며, 그런 까닭에 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한 아픔은 한번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처럼 아무렇지 않게 그런 것을 표현하는 분위기에서라면.
 .... 뭐, 긴말하면 귀찮으니까 넘어가도록 하고....
 그런 까닭에 제니로 변한 한나가 하는 말들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상당수의 관객들이 너무나도 뻔한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 적당한 곳을 찔러 눈물을 닦아내도록 잘  만든 영화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멋진 노래들
 이 영화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라디오의 소개 프로에서였는데, ost라면서 틀어준 것은 주제가 격인 '마리아'였다. 신나는 리듬이 좋아서 끌렸었는데, 김아중 버전도 괜찮았다. 그리고 너무너무너무 마음에 들어버린 'stand by me'. 원래 엄청 좋아하는 노래였는데 아카펠라 버전으로 나왔을 때는 입이 딱 벌어질 정도였고, 계속 찾아듣게 만드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었다. 한나가 부르는 노래도 좋았고, 삽입곡들도 좋았고... 멋진 노래들이 정말 많이 나왔다.
 
 
멋진 배우들
 배우들의 연기가... 다들 좋았다. 거슬리는 것이 없었다고나 할까? 한나 아버지의 캐릭터가 다소 과장스러워 부담스럽긴 했지만 다들 잘 했다. 김아중의 가는 목소리는 캐릭터와 잘 어울렸다. 연기 역시 자연스러웠고. 주진모라고 하였던가? 어디서 많이 본 마스크같기는 하나 나에게는 낯선(쿨럭) 이 배우의 분위기는 캐릭터와 아주 잘 어울렸고, 연기도 아주~마음에 들었다. 조연배우들도 다들 제자리에서 극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확실히 요즘 배우들은 다들 잘한다.ㅎㅎ  '댄서의 순정'에서 댄서김이 좀 뜬 연기를 해서 어색했던 걸 생각하면 한나의 친구로 나온 배우도(개그맨이라고 한다. tv를 안봐서 잘 모르겠뜸..)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 한 셈이다.
 
 
 원작과의 관계
 관계 거의 없음. 웃기는 것에 주력하면서 과장된 추잡스러움에 당황하게 만드는 '미녀는 괴로워'.  물론 그 내용이 형편없는 것은 절대아니지만 편하지 않은 내용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사실 '미녀는 괴로워'를 원작으로 한다기에 걱정스러웠는데, 사실 영화 어디에서도 원작의 내용을 찾기는 힘들다. 굳이 찾으라면 처음 거리로 나와서 주책부리며 걸어가는 장면 정도?  말하고자 하는 것도 틀리고, 등장인물들간의 관계도 틀리고, 배경도 틀리고... 같은 것이라곤 뚱뚱한 여자가 성형수술해서 다시 나타나다~라는 모티브. 그런데 모티브를 따온 그정도로 왜 원작 운운하며 영화의 처음부터 원작을 밝힌 것일까?
 아마도 표절때문에 일본에서 상당한 구설수에 올랐던 '괴물'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괴물' 표절 관련 기사>
 국제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구설수에 오를 것이 뻔하다면 아예 선수를 치는 것이 나을테니 말이다. 아니, 오히려 일본에서는 원작이 일본의 만화라는 것때문에 더욱 좋은 반응을 얻지 않을까? (뭐, 실제로 작가가 '미녀는 괴로워'를 보고 이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다면야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도 외모는 경쟁력이야
 
 이 잘만든 영화의 외적인 요소가 어쨌거나... 결론은 그렇다. "이쁘면 장땡이야." 그게 유전적인 이유에서건 속물적인 근성에서건 간에 말이다. 한나는 성형이라는 목숨을 건 도박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잡고, 사랑을 잡고, 인기를 잡는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고, 그녀의 '용기'와 '재능'이 모든 것을 이끌어냈다고 하더라도~~~~~~~~ 아무튼 성형을 통해서 그녀는 성공하였다. 그리고 거기에 맞물린 엔딩씬은 씁쓸함만을 남긴다. '나도 성형해볼까~'라는.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을 위해 그나마 재미있게 여지를 남긴 것은 '안티팬'에 대한 내용이었다.
 
 외모는 경쟁력이라니까!
 
 이솝우화에 보면 인간을 만든 신이 이런 말을 한다.
 "마음을 겉에 달아놓았으면 쉽게 들여다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구나."
 사람을 알면 알수록 외모보다는 개성과 심성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고 하는데, 간난아이조차도 외모를 중시하는 것이 인간이니 '마음이 예뻐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는 백날 떠들어도 별로 의미가 있지는 않은 듯 싶다. 오죽하면 뇌가 지각하기도 전에 호감 비호감이 결정된다고 할까. ㅡㅡ;
 기본이 그러한데다가 지금처럼 외모를 강조하는 세상이라면 영화의 엔딩 역시 받아들일만 하지 않을까?  그리고 성형외과는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다. 하하하!!(왜? 그 2세들이 자라면 계속 수술을 받아야할테니까)
 
 
 
 
 
 음.. 말투가 냉소적이다.. 영화를 본 탓이다. 하지만 영화는  재미있었다. 그리고 나는 냉소적이 된다.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 그리고 역시 감상을 쓰고 있노라면..... 냉소적이 된다. 뭐... 그런 영화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