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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옮김- 지뢰진

라온그리메 2009. 1. 6. 23:30
지뢰진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TSUTOMU TAKAHASHI (서울문화사,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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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본성을 악한 것으로 본다면, 세상은 참 각박하며 살기 싫은 곳일 수 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사람들은 밝은 면을 보려고 애쓰고, 선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노력을 다른 사람들도 함께 해주길 바란다. '대접받고 싶은 만큼 대접'하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아무리 극악무도한 죄를 지은 죄인일지라도 갱생의 여지는 있다고 믿고 있다.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 만화에서 나오는 '악역'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惡種'이지만, 완전히 미워하기에는 우리들의 모습과 너무 닮아있다. 하지만 주인공인 '쿄야'는 일말의 동정심도 보이지 않는다. '죄인'은 '죄인'일 뿐이라는 것이다.


  인간을 '죄를 지은 자'와 '죄를 짓지 않은 자'로 나눈다면, 우리는 모두 앞으로 죄인이 될 가능성을 보이는 인간이 되며, 그러한 입장에서 본다면 정말이지 세상은 살만하지 못한 곳이 되어버린다. 그런 눈으로 그려내는 만화이기에 이 만화는 읽는 내내 건조하고 미적지근한 도시의 바람을 느끼게 한다. 


  누군가가 읽고 나서 '살기 싫어지게 하는 책이다'라고 평했던 것처럼 우울한 날 읽으면 정말 위험한 책이라고나 할까? 심각해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씁쓸함을 너무 오래 품고 있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이러한 분위기에 지나친 영향을 받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읽어볼만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10대 시절에 이런 책을 보지 않은 것을 감사하고 있다.)





- 사족으로 붙이기- 지뢰진 완결편에 보면 좋아하던 사람의 심장을 이식받은 킬러가 나타난다. 이 설정은 요즈음에 출간된 'angel heart'와 비슷한데... 이끌어내는 결론은 전혀 다르다. 마치 아동용과 성인용을 보는 것처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