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일지도../만화
[만화]진격의 거인-대박 하나 건졌다
라온그리메
2011. 11. 19. 22:15
일본만화도 그렇지만 요즘 만화들이 마음에 차지 않는 것은 스토리가 빈약한 것들이 너무 많고, 상업성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인기를 끌 요소들만 집중하는 것 때문이다. 예쁜 그림은 만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콘티나 연출력 역시 중요하지만 사실 만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일반 문학이 아닌 만화에 익숙해져 자란 작가들은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만큼이나 슬프기 그지 없어서 개인적인 창작력을 주로하는 것이 아닌, 어디서 많이 본듯한 비슷비슷한 양산작품들 만들어내고 있다. 하기사, 이건 영화나 애니쪽도 마찬가지다. 미장센은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스토리는 점점 빈약해지고 있으니까.
최근 웹툰 등에서 오히려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들 중에 만화를 업으로 삼고 있지 않았던-기타 미술 전공자들이 있다는 것이 그 증거가 아닐까. 뭐, 그런 이유로 스토리작가들이 나타나고 있으니 그 보완은 되겠지만....(하지만 개인적으로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작품들은 개성이 약한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표지를 보면 절대절대절대절대 보지 않았을 이 만화를 보게 된 것은 '아이엠히어로'를 보고 나서 그림체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2011/06/12 - [감상일지도../만화] - [만화]아이엠 어 히어로 -비일상에서의 우스꽝스러운 모습들
'만화체'보다 '극화체'(이거 용어가 맞는지 모르겠네;;)에서 좀 더 스토리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거기에 그림이 좀 세련되지 못했을 경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얻고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반증이 되므로 읽어볼만하다고 생각되어서이다.
-이런 내 편견을 없애준 건 시오리와 시미코시리즈다...-
2008/12/30 - [감상일지도../만화] - [만화]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한밤의 무서운 이야기
아무튼 그래서 오늘 들고 온 것이 이 '진격의 거인'과 '째깍째깍'.
현재 5권까지 출간된 이 만화는 정말이지 독특하다. 사실 인간보다 거대한 존재가 있어 인간을 짐승처럼 다루게 된다면 어떠한 일이 생길 것인가는 예전부터 있던 상상이다. 재크와 콩나무가 그랬고, 걸리버 여행기가 그랬으며, 가깝게는 간츠까지...(뭐, 배틀필드 같은 것도 있기는 하다. 참고로 영화는...;;;소설은 읽을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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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은 일단 그림체가 투박하기가 그지 없다. 인체비율도 잘 맞질 않는다. 세련된 맛이라고는 약에 쓸래도 부족한 만화인데, 설정이나 진행에서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 역시 꽤나 잘 그려져 있어서 읽을수록 빠져든다.(재판 장면들을 보면서 정말 지독히도 인간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진행도 느리지 않은 편이다. (물론 중간에 옛날 얘기 부분은 살짝 지루하긴 했다;;)
무엇보다도 그저 인간과 다른 존재로서의 거인이 아닌, 인류의 대척자로서 나타난, 생물체로서 포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살육자체로 인간을 사냥한다는 설정은 정말 독창적이다. (배가 차면 토해낸다는 내용에서 소름이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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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대척자로서의 생명체에 대한 내용을 다룬 만화가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설정은 듣도 보도 못한 것이라 박수를 쳐주고 싶은 지경.
아쉬운 것은 너무 일찍(?) 알게 된 탓에 다음권을 기다려야 한다는 거...orz.....
거인에 대한 비밀이 어떻게 풀릴지는 모르지만(대충 감은 잡힘) 아무튼 너무 늘어지지 않게 잘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