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일지도../애니

[애니]사이코패스- 파란 알약을 먹는 사람들의 세상

라온그리메 2013. 10. 20. 12:07



 [사이코패스]를 이제사 다 봤다. 어째 손이 안가던 것은 [신세계에서]를 보고 난 씁쓸함이 오래 가서일것이다. 그리고 보고 난 감상은...에휴....


2013/04/07 - [감상일지도../애니] - [애니]신세계에서-무엇을 기대하였을까?



 사이코패스의 근미래(?)사회나 신세계에서의 미래사회나 겉보기에는 이상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에 (표면적으로) 만족하며 조용히 삶을 꾸려나간다. 사회를 유지하는 것은 대중이 아닌, 일부 비밀을 알고 있는 자들이고, 나머지는 번식을 할 수 있는 일개미, 그 이상은 아니다.

 혹독한 과거의 경험들을 통해 간신히 이루어놓은 평화이고 완전하다고 믿기에 그들에게는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내'가 누리는 만족 앞에 진실이나 개개인의 가치, 정의는 의미가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만족스럽고 평화스러운 사회, 하지만 개개인의 존엄이나 행복추구는 전체를 위해 아무렇게나 희생될 수 있는 사회-바로 전체주의 사회이다.  


두 이야기 속의 악역들은 이러한 불합리한 사회를 타파하기 위해 나름 애를 쓰는 인물들로 어찌보면 주인공들보다 더 심정적인 공감을 이끌어낸다. 물론 그것은 현 사회에 대한 도전이므로 주인공들은 최선을 다해 그들을 무찌른다.....(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았다) 아, 그나마 사이코패스는 조금 나은 편인가?(그래봤자 도망자)


 이러한 사회의 문제점이라면 갑자기 툭 튀어나올 수 있는 이야기 속 악당같은 돌연변이들에게 너무 취약하여 쉽게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란 것 역시 생명체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를 추구해야하는데, 극단적인 안정의 추구는 모든 반대들을 억누르고 사멸시키기 마련이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깨끗한 곳에서 자란 생명체가 면역력이 떨어져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것처럼 그러한 사회도 같을 수 밖에 없고, 결국 반대가 없는 사회란 스스로 멸망을 추구하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정치 성향을 볼 때 문득문득 극동아시아의 인본주의라는 것은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민주주의란 피 없이는 그 소중함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다고 한다. 스스로 찾아낸 권리가 아니라면 사람들은 그 소중함을 쉽게 느끼지 못한다. (하다못해 여성 참정권이 자리 잡은 것은 잘나간다는 선진국들에서도 100년도 채 되지 못하고 그 과정 역시 상당히 과격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정치성에 대한 비판이 많은 것은 사실 양성평등이 너무 쉽게(???) 이루어진 탓도 없지 않다고 보인다) 서유럽의 각 나라들이 몇 백년동안 피흘리며 만들어낸 민주주의라는 정치형태는 그들에게는 생활 속에 사상이 되어 자리잡았지만, 극동아시아의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2차세계대전을 지나며 너무 쉽게 자리잡았고(그것도 유럽식이 아닌 미국식이), 사람들은 형태는 따르되 그 중요성은 그다지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늘이 내린 '왕'이 다스리는 군주국가에서 스스로 원하지 않게 벗어나면서 정서적으로는 아직도 19세기라고나 해야할까... (뭐, 국민을 국물로 아는 정치권에서는 아싸라비야~~라르 외치는 기쁜 형태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서로 토론하고 타협하며 스스로 법칙을 만들어나가는 형태보다 누군가가 만들어준 완벽한 제도 아래에서 시키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 사회의 모습을 두 애니는 답답하게 보여주었고, 그 결말 역시 '답 없음'이었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파란 알약과 빨간 알약을 내 놓았을 때, 파란알약을 택하는 사람이 극단적으로 많다면, 나 역시 파란 알약을 고르고 그 매트릭스 안에서 꿈꾸며 바둥거리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빨간 알약을 골라 모두의 지탄을 받으며 기만 바깥에서 버둥거리며 도망다니는 것이 옳을까? 


 탄력성을 잃은 사회의 종말이 요즘 방사능을 바다에 쏟아부으며 눈가리고 아웅하는 일본의 모습이라면 어느 것을 선택해야할른지는 빤한 일이겠지만, 항상 목구멍이 포도청이니....(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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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옛날에... '윤리'는 교과목에 있는데 '정치'와 '경제'는 왜 선택과목이었을까? 요즘엔 다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