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컨택트-삶은 '그래서'가 아니라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sf액션이나 근사한 화면만을 기대하고 보러 가면 대략 낭패인 영화... sf적인 면도 많지만, 영화는 그런 것보다는 철학적인 면을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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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초월하는 외계인의 존재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시간'이라는 선(線)의 개념을 파괴한다.
미래는 언제나 예측불허-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라는 옛 만화의 나레이션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알지 못하기에 나아갈 수 있는 때가 많다. 수많은 이들 중에서 극소수에 속하여 미래를 안다는 것은 공포와 좌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카산드라 컴플렉스니 '퓨처워커'의 무녀 얘기를 빼고도 그렇다)
그러면 모두가 미래를 알고 있다면 어떨까?
순종하는 이와 거스리려는 이들은 갈등을 일으킬 수 밖에 없고, '운명'이라는 개념이 들어가버리면 삶은 솔직히 무의미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미래의 역동성은 인간에게 용기를 주기 때문에 순응하는 삶은 맥이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화는 어떻게 보면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운명 타령을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종교쪽이니까) 주인공은 비참한 경험들을 예지하면서도 그것을 삶으로서 받아들이고 순종한다.
운명... 참 어려운 얘기이다. 개인적으로는 종교적인 운명은 믿지는 않지만, 유전적, 기질적인 면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좀 많이 긍정하는 편(예전에 읽었던 '자유의지는 없다'가 영향을 많이 끼침)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명이라는 건 참 재미없는 단어이다.
영화는 묻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살아갈 것인가? 사랑할 것인가?
....어쨌거나 인간은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삶에서 느끼는 순간순간의 기쁨과 행복은 그 빛만으로도 공허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작은 빛들로 인하여
인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