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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콩: 스컬아일랜드 - 속이 뻥 뚫렸다

라온그리메 2017. 3. 17. 21:58

미리니름(스포일러)있으니 읽으실 분은 주의바랍니다. -------------------------------------------------------------------------------------------------------------------------------------------------------------------------------------------------------------니름방지선---------------------------------------------------------------------------------------------------------------------------------------------------------------------------------------------------------------------------------------------




불금을 맞이하여 영화표를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로건을 봐야하나? ....아니 우울한 건 싫다. 힘들다. 심오한 것도 싫다. 사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평이 상당히 엇갈리는 콩을 골랐다. 재밌다고 한 사람들도 있으니까, 줄거리는 접어놓고 봐야지~했다. 결론은...

정말 만족스럽다.


어벤져스만큼 흥분했다. 두 번 뻥 뚫렸다.

영화를 보면서 흥분하는 건 그다지 자주있는 일은 아니다. 뭔가 나에게 딱 꽂히는 요소가 있을 때, 영화를 통한 카타르시스는 잊기 어려운 시원함으로 남는다. 혼란스럽고 힘들던 시기에 보았던 '성스러운 피'의 엔딩이 그러했고, 어벤져스에서 헐크가 한 말인 '나는 항상 화가 나있어'가 그러했다. 그래서 두 영화는 다른 사람들의 영화평과는 상관없이 나에게는 인생의 영화가 되었다.

이 영화의 초반은 상당히 암울하다. 캐릭터들을 풀어나가는데,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월남전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지라 섬에 도착하여 폭탄을 퍼부으며 희희낙락하는 미군들을 보니 속이 울컥했다. (솔직히 속으로 '뭐야, 저 ㅅㅅㄲ들은'이라고 중얼거렸다. 바른 언어생활해야지...쿨럭) 그 순간 콩이 등장하고 추풍낙엽 박살나는 헬기들.... 그래.... 시원했다. 진짜 시원했다.

두번째 뻥 뚫린 건 마지막의 하이라이트 장면. 스컬크롤러의 내장을 쭉 뽑아내는데, 어찌나 속이 시원한지. 사일런트힐의 클라이막스처럼 시원했다. 하하하!!!!

.... 그렇다. 나는 요즘 너무 지나치게 많은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었던 것이다. 스컬크롤러에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을 대입하면서 홀로 즐겼던 것이다.... 이건 좋지 않은데...쿨럭....갑툭튀는 싫어하면서 고어를 좋아하게 되어버리는 건 아닌지 겁이 날 지경이네. 하기사 생각해보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 공포영화를 보면서 푸는 건 내 습관인지도....?(하지만 피는 싫다. 근데 슬레시는 좋아하는지도???)


그래도 씹을 건 씹어보자.

사람들은 영화를 보면서 이런저런 스토리를 기대한다. 근데 데드플래그를 처음부터 열심히 세우던 인간들이 정해진 것처럼 쑥쑥 죽어나가는 거야 어쩔 수 없다지만,  멋진척은 혼자 다 하며 겉도는 남주랄지(그 더위에 땀한방울 안흘리고 보송보송한 등장인물들... 그 중 갑이 남주. 사무엘잭슨은 좀 흘려주던데;;;) 정말 '쟨 뭐야?'소리가 나오는 여주랄지....


특히 여주.

와... 기자 맞나? 처음 콩이 나타났을 때, 목숨걸고 찾아간 곳에서 기자가 할 일은 무엇이었을까? 당연히 사진 찍는 거다. 무의식적으로 카메라를 찍고 있었어야 한다. 그게 사진쟁이들의 본능이다. 근데 여기자님? 여기자님?

중간도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오로라를 보면서 카메라 다이얼이 안보여서 못찍겠네 어쩌고 저쩌고 ㅈㄹㅈㄹ거리는 게 문제가 아니다. 순간순간 찍어야할 것이 얼마나 많았는가! 근데 얘 좀 봐라. 스냅샷 찍고 있다. 그것도 얼굴위주로만 찍고 있다. v자 만들며 '치즈~'하고 있다. 뭐, 이런 미친게 다 있어? 진짜 기자 맞아?

.... 인정 못받는 실력없는 기자여서 혼자 오기부리며 찾아간 것이라는 배경이나 깔아줬다면 모를까....

뭐, 세상에 홀로 남은 짝없는 콩의 슬픔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미녀는 어쩔 수 없이 있어야 했나보지, 뭐. (얘 안나오면 완전 남자들만 나오니 나와서 꽉 붙는 옷 입고 몸매 자랑도 좀 해주고...;;;)


잭슨아저씨가 그나마 살렸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콩이다. 콩의 활약이다. 콩의 탄생과 이어질 시리즈에 대한 예고다. 그러므로 인간은 솔직히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인간이 중요하다면 잭슨의 영화 '킹콩'처럼 사람들만 주구장창 나오는게 맞지. 따라서 캐릭터들이 공감이 어설퍼서 등신같이 느껴지기까지 하는 건 무시해도 된다. ㅇㅈ?(급식체 나오네.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의 사무엘잭슨은 왜 그 시절의 이야기인지를 잘 풀어나가는 열쇠가 된다. 미군으로서는 최초의 패배로 기억된 월남전과 그러므로 인해 의미없어진 친구들의 희생에 대한 분노는 콩에의 분노로 옮겨가고, 잭슨아저씨는 그 시대에 딱 맞는 불쌍한 패배자의 어거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중간까지 어리버리 그의 말에 따르는 군인들은 전쟁의 희생양이 생각없이 명령에만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어렴풋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들의 개심은 뜸금없다)

군인들의 죽음은 상당히 갑작스러운 것들이었지만 그러므로 인해 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자폭을 시도했던 군인아저씨의 모습은 그래서 좀 애닲았다.


앞으로 나올 괴수 시리즈가 이 정도만 되어도 눈요기 하러 가겠다!


고질라, 킹콩, 모스라, 히드라 등등 시리즈가 나올 거라고 한다.

수준높은 스토리따윈 없더라도 이 정도 스토리에 이정도로 눈요기만 시켜준다면 보러 가겠다. 진짜.


.... 담편에 우리 로키(히들스턴), 좀 잘 나와줬으면... 허어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