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목소리의 형태-가해자와 피해자

2017. 8. 20. 09:18감상일지도../만화



'너의 이름은'이 인기를 얻자마자 나온 이 만화의 애니판 포스터는 '너의 이름'과 너무 흡사한 분위기였고, 때를 타서 같이 떠보려는 것으로 보여서 영 정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만화를 읽게 되었는데, 상당히 재미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정신없이 읽었다. 



청소년폭력은 참 애매한 문제다. 사회에서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가해자를 처벌하라고들 하지만, 가해자가 어리고 판단력이 부족한 탓에 어디까지 책임을 물리는 것이 옳은가는 고민스러운 문제가 된다.

사회의 입장에서는 가해자나 피해자나 사회의 일원으로 보듬을 필요가 있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선 그런 소리는 가해자를 옹호하는 소리 밖에는 되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자세히 살펴보면 청소년폭력의 가해자들은 가정이나 사회의 피해자인 경우도 많아서 좀 더 일이 복잡해져버린다. 게다가 부모들의 감정(자존심)싸움까지 얽히게되면 이건 도저히 손쓸 수가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고, 결국 그나마 나은 결말이 가해자가 '처벌'받는 것이 되어버린다. 어쨌든 간에 그래야만 피해자 하나라도 구할 수 있으니까. 가해자는 잘못한 것이 맞으니까. 이 만화의 쇼야는 그나마 인간이 나은 편이라 스스로 반성이라도 하지만 실제로 가해자들은 기회를 주어도 반성하지 않는 쪽이 더 많고.


암튼.. 참 무거운 주제를 그럭저럭 잘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가족들의 입장, 친구들의 입장,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 등등. 하하호호 즐거운 청소년러브드라마가 되나 했는데, 마지막쪽에서 다시 한 번 상흔을 다룬 것도 마음에 들었다. (니시미야라는 캐릭터는 어쨌든 간에 좀 현실과 유리된 느낌이 강하기는 하다) 그럭저럭 현실적??으로 보이는 마무리도 좋았다.


청소년이나 청소년과 관련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완벽하게 현실적이지는 않지만(현실은 시계태엽오렌지겠지) 만들어진 이야기가 갖는 미덕 속에서 이러저러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으니 말이다. 뉴스를 보면서 혀를 차는 대신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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