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귀들(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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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계절에는 비밀이 있어.
내 계절에는 비밀이 있어. 추워 견딜 수 없던 어떤 날 봄을 한 조각씩 잘라 삼켰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다 떨어지고 여름과 가을과 겨울만 남아버렸어 끊어진 고리를 이어보겠다고 가을을 절반 잘라다 봄 자리에 놨지. 그래서 내 봄은 잎 지고 시드는 계절 그러니 봄 좀 나눠줘. 한조각이라도 가을 뒤엔 겨울 밖에 안 온단 걸 깜빡 잊었어. 룬의 아이들 데모닉 6
2009.01.05 -
난 당신이 남겨 두고 온 것을 알아
난 당신이 남겨 두고 온 것을 알아 자줏빛 비단으로 싸서 두고 온 것을 알아 곡괭이로 깊이 파고 묻은 것을 알아 누구도 꺼낼 수 없기를 바라는 것을 알아 마침내 비밀이 썩어 거름이 되고 흙으로 변해 나무를 키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가 맺혔을 때 당신의 것은 아니지 열매에 독이 있대도 당신의 탓은 아니지 -룬의 아이들 데모닉 6
2009.01.05 -
나를 위한 기도-from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5
제가 알 필요가 없는 걸들로부터 저를 보호하소서 제가 알아야 할 모르는 일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도록 저를 보호하소서 제가 알지 않기로 결심한 것들에 대해 알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모르도록 저를 보호하소서. 그리고 기도결과로부터 저를 보호하소서. 믿습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5권 9장 중 -마지막 줄이 가장 중요함. 내가 한 줄 덧붙이자면.... 내가 알고 싶지 않았던 사실들을 알았다면 이를 빨리 잊을 수 있도록 하여주소서.
2009.01.05 -
고독하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 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 조 병 화 -
2009.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