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가미 때문에 떠오른 잡다한 생각

2009. 1. 6. 11:36감상일지도../애니

 

 요즘들어 일본에서 만화를 연재하는 우리나라 작가들의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그 잘난 yxcx가 한 5년 열심히 작업한 결과로 우리 출판만화시장은 문자그대로 죽었다고 보는 게 맞는 현실에서.... 그나마 창작의 자유(상업성은 차치하고서라도)가 보장(?)되는 일본으로 활동을 옮긴 작가들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대만꼴이 나지 않을까~싶던 우려가 78%현실화 되었달까...(뭐냐, 이 구체적인 수치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는 어린시절에 접하는 것들이기때문에 사람의 인성이나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할 때.... 모 미친단체의 행동은 나름 의미는 있었는지 몰라도 1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한 한심한 짓거리었다고나 할까... 한 단체가 한 산업을 이렇게 말아먹을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물론 뒷받침 해준 정권도 마찬가지지만. 그 와중에도 수입만화는 예외라는 자기 밥그릇(??)을 꿋꿋이 지켜낸 대X은 정말 놀라운 회사다. ㅁㅎ)

 우스운 것은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는 점점 정형화되어가고 있다는 것. 문화상품만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문화상품적인 상상은 잘할지 몰라도 그 외의 것들을 끌어들이는 힘은 약할 수 밖에 없다. 가장 전성했던 문화는 퇴보할 수 밖에 없다.....라고나 할지. 그건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나 마찬가지.(영화만해도 점점 퇴보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기술적인 면은 빼고) 문화상품 전문학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오히려 이런 현상은 더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물론 중간중간에 천재가 한두명 튀어나와 물을 휙~ 저어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서도.
 암튼... 이런 이유로 하여 기존의 메이저 문화산업들은 새로운 피의 '수혈'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보인다. 아시아나 유럽권의 영화판권을 꾸역꾸역 사들여 리메이크판을 찍으려고 드는 헐리우드를 보면 더 그렇다.


아, 이 얘기가 왜 나왔냐면... 이번에 1월신작으로 나오는 '쿠로가미'의 원작이 우리나라 작가의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원작이 우리나라의 출판만화는 아니었지만;;)

이전에도 우리만화가 일본에서 애니화 된 적이 없던 것은 아니다. 암행어사....가 극장판인지까지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그것이 내용면에서 우리의 고유색을 살린 '참신함'을 무기로 했다면 쿠로가미는 좀 다르다.

 어제 선행판을 보면서 기겁했던 것이.... 내용 전개에 있어서 너무나 '제패니메이션틱'했기 때문이었다. 도입이나 배경, 캐릭터... (물론 인물관계는 좀 다르게 보였지만----애니메이션 등에서 비춰지던 기본적인 일본인들의 이웃관계와는 다르므로) 물론 선라이즈라는 회사가 만만한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원작을 보지 못한 나로서는 "ㅎㄷㄷ하다"는 말 밖엔 안나올 정도였다. 원작도 이정도일까?

 아.. 글쓰다 보니 생각이 꼬이네;;;; 뭣때문에 시작했더라, 이 글??

 우리 문화가 다른 나라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 수출되고, 그것이 역수입되어 버리는 아이러니한 현실. 옛날부터 컴퓨터 부품들이야 그랬지만 이제는 문화조차도 이런 과정을 겪는다는게... 나름의 자체시장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와 지나친 시장으로 인해 퇴보를 겪는 모습을 동시에 보니 기분이 묘해진다.뭐, 겨우 작품 하나가지고 이런 말을 하냐고 핀잔준다면 할 말은 없지만서도.


 계속 생각이 꼬이기 전에 정리.

 나름 괜찮아보였다. 퀄리티면에서나 설정면에서나 캐릭터 디자인면에서나. 어쨌거나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잘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