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황금백수-디어헌터(deer hunter)

2009. 10. 18. 15:20감상일지도../소설


디어 헌터
감독 마이클 치미노 (1978 / 미국)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존 사베지, 존 카잘, 메릴 스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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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바티나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기억에 남아있는 영화 디어헌터.


 

 너무 어릴 때 본 탓에 내용이 가물가물하고 잘 이해도 되지 않았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준 명작이다. (개인적으로는 이후에 나이들어서 본 플래툰을 더 기억하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 나왔던 것이 러시안 룰렛. 베트콩에게 붙잡혀 타의로 했던 러시안 룰렛에 중독되어 결국 자의로 계속하다 죽음을 맞는 등장인물은 그 당시의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별로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었다.


 이 러시안 룰렛이 무협지인 [황금백수]에서 나온다.

 
황금백수. 9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나한 (영상노트,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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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좀 색다르며 웃기는 가벼운 무협을 찾는 와중에 제목에 혹해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제목의 가벼움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줄거리를 풀어나간다. 주인공은 모든 여자들이 동경하는 (먼) 황족. 현재는 엄청난 재벌가의 양자. 무술은 신급. 머리도 신급. 카리스마  만땅. 먼치킨도 이런 먼치킨이 없고, 기연도 이런 기연이 없다. 그런데 이 주인공이 러시안룰렛 중독자다.( 물론 '러시안 룰렛'이라는 이름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당문에서 만든 암기-라는 식으로 나오지)

  무감각해진 신경을 올올이 살리기 위해-흔히 말하는 '엔돌핀'의 생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시작한 러시안룰렛의 맛을 버리지 못하고 이후에도 종종 써먹는 주인공을 보면서 위에 말한 디어헌터가 문득 떠올랐다.(물론 살아남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 나름 연구를 하기는 하지만)

 그러고 보면 사람이라는 것은 참 재미있다.  '무감각해진다'라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방어기제다. 인간의 신경은 계속되는 스트레스를 버텨내지 못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서 스트레스를 무시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무시로 인하여 감각이 둔해지게 되고, 한번 둔해진 감각을 다시 살려내는 것은 절대로 쉽지 않다는 것과 그것으로 인해 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롤러코스터의 노래 '러브바이러스'에서처럼 [차라리 다시 아플 수 있]게 되기를 빌게 된다는 것.  마약보다도 더 달콤한 공포랄까...(그래서 사람들은 간편한 공포영화를 찾는지도 모른다)

 러시안 룰렛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디어헌터의 등장인물이 이해되었다. 역시 나이를 먹어서겠지? 러시안 룰렛까진 아니더라도 무감각해진 신경을 들쑤시고 싶을 때가 나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생각만)

 이야기에서 이 러시안룰렛이 차지하는 비율은 크게 본다면 클 것이고 작게 본다면 작을 것이지만, 그래도 디어헌터를 생각나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좀 더 심도있는 글을 써 보고 싶으나 이제 그게 잘 안되네;;)


 잡설 몇 개 덧붙이자면..

-보면서 '용비불패' 생각 나던데...흠...
-이야기의 2/3은 대화다. 참으로 말이 많은 등장인물들. 게다가 세세히 설명도 잘해주는구만.(근데 좀 지나쳐서 지겨운 감이;;;)
-주인공의 먼치킨 행각과 여자후리기(??)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현재 남은 여캐릭터는 2명!(공략성공 2/4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