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모아나 ㅡ 디즈니의 소녀가 바뀌었다

디즈니 애니의 여주인공들은 진짜 비현실적이고 구태의연해왔다. 고전 공주들이야 제끼더라도, 에리얼? 민폐여왕. 그나마 나아졌다고 얘기를 들었던 벨... 걔가 할 줄 아는 게 뭔가? 이쁜 거? 몽상가인거? 그런 와중에 나온 메리다랄지 다른 여주인공들도 영화사의 노력 식에서도 큰 차이가 없게 느껴진 건 나만의 느낌이었는지.
겨울왕국이 나오면서 사랑에 목매고, 남자가 구해주길 기다리는 여성상에서는 벗어났지만...그래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이번에 나온 모아나는 그런 뭔가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채워준 애니였다. 등장인물간의 갈등도 꽤나첨예해서 재미있었다. 특히 마우이와 부딪치는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나대다가 실패하는 모습오나 마우이가 떠난 후 혼자 돌진하는 모습에 와ㅡ 디즈니가 달라졌네 소리가 나왔달까.

안타까운 건 역시 뮤지컬이라 세세한 진행이 붕붕 뜨고, 갈등들은 물에 물탄 듯 넘어가는 것들이 많았다는 거.. 특히 불쌍한 근돼 마우이는 상당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끝에 가선 그냥 스르륵 없어져버리는 느낌이 너무 강했다. 아니, 그 좋은 설정을!!! 어케보며 프로메테우스보다 더 불운한 인물인데!!! 마무리라도 잘 해줬어야지! 명예회복이라도 확실히 시켜주거나!

디즈니 여주들의 종특인 믿도 끝도 없는 "난 떠나야해"를 못벗어난 것도 아쉬운 점이라면 아쉬운 점.

어쨌거나 재미있고 즐거운 애니였다. 자연현상이 신화로 밴해가는 과정을 떠올리며 보면 더욱 재미있는 애니이다.

ㅡㅡㅡ어릴 때 일ㄲ었던 소설 "콘티키"가 자꾸 떠오르더란... 만화 "필라멘트"의 한 장면도 떠오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