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샌드맨(2022) - PC만 참으면 괜찮은

2022. 9. 25. 17:34감상일지도../드라마

우연찮게 보게 된 샌드맨.... 첫편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계속 보게 되었다. 뭐.. 다들 그렇듯이 뒤로 갈수록 아쉬운 게 너무 늘기는 했지만서도...

드라마는 크게 네부분으로 나뉘어진다.

1. 샌드맨이 갇혀있는 이야기(1화) 2. 샌드맨이 힘을 되찾는 이야기 3. 악몽을 처벌하는 이야기 4. 번외

1화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은 느낌이었다. 가볍지 않고, 유치함과 멋짐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느낌이랄까. 편견을 쏙 빼버리고 보면 어쩐지 코즈믹호러 느낌도 나고 말이다. 상당히 기괴한 느낌의 소품들도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그 느낌 좋은 소품들이 실제 이야기상으로는 등장도 거의 없고 별 의미는 없는게 함정........쳇. (가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두번째 파트인 샌드맨의 자아찾기는 역시 유치함과 멋짐의 경계선에서 고운 눈으로 볼 때 멋짐쪽으로 봐 줄 수 있었다. 뭔가 좀 더 고어틱하거나 성인틱하게 나갔어도 좋았겠지만서도...

그런데 세번째 이야기는 배경이 미국이어서 그런지 전까지의 우중충한 고딕느낌은 사라지고 가벼운 미드를 보는 느낌으로 바뀌고 말았다. CG도 무게감이 확 줄어들고... 솔직히 싼티가 나는 느낌에다가 앞쪽보다 PC적인 내용들이 자주 눈에 띄기도 했고 말이다... 주인공이 말이 많아지고 인간적으로 변해가면서 특유의 분위기가 희석되어버리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번외에서 나오는 천마리고양이의 꿈은 꽤 신선한 느낌이었다.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칼리오페는... 페미니즘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한 것으로 보이나... 음... 결국 착취당하던 여성이 힘센 남자의 도움으로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얘기라서 뭔가 되게 모순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고상한(?) 영국식 영어가 꽤나 마음에 들었고, CG도 전반부에는 무게감이 있게 잘 만들어진데다가 중간중간 감탄이 나올만큼 예쁜 화면들이 많아서 보는 동안 즐거웠다. (세번째 파트는 별로 안 즐거웠던 듯)

그나저나 'DREAM'이라는 것이 'HOPE'랑 혼동되어 쓰이는 건 외국도 마찬가지인 건지.. 샌드맨이라는 초월적 존재의 위치가 영 애매한 느낌이다. 다른 애들이랑 다른 것은 그저 '잠'이라는 것일까?  떡밥은 어지간히도 많이 뿌려놓고 마무리된 1시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