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옮김- 피를 마시는 새
2008. 12. 30. 14:03ㆍ감상일지도../소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에측할 수 있어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약속할 수 있는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그 시스템을 따르게 되고, 모든 인간은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
대부분의 문학작품에서 그 대답은 '아니다'이다. 영화에서도, 소설에서도, 만화에서도 그런 통제와 시스템은 인류에게 수용되지 못한다. 그리고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건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이기 보다는 불확실성에 대한 믿음이다. 절대의지에 대한 불신이다.
인간은 통제를 통하여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하지만, 그런 통제는 항상 모순을 함께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으며, 결국 사람들은 시스템에 항거하는 것을 통하여 스스로를 증명하려고 하게 되는 것이다. 그 증명으로 인하여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지 못한다는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아쉬워해야하나? 뭐, 난 전체주의자는 아니니까- 그냥 그렇구나~하는 것으로 넘어갈 수도 있을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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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않좋은 신체적, 정신적 상태에서 이를 악물고 봤다는 말이 어울릴 듯한 독서였다. 엄청나게 방대한 양의 등장인물과 사건들과 배경들로 인해 저 머리 깊은 곳까지 쥐어짜고 긁어내 가며 몇년 전 읽었던 눈물을 마시는 새의 이야기를 떠올려야했고, 술술술 읽어가며 건너뛰기도 쉬운 요즘 소설과는 달리 한줄한줄 머리에 쥐가 나도록 열심히 읽었다. 어찌보면 나 나름대로의 지적허영심 발현에 극치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래저래 읽어가면서 이런 저런 다른 이야기들이 머리 속에서 엉겨붙어 뒤죽박죽이 되었고, 마지막쯤 와선 '이거 언제 봤던 모 만화랑 너무 비슷하잖아?'라는 결론을 내리곤 스스로 허무해져버렸다. 내가 아는 것이 그것밖에 없어서인지, 아니면 실제적으로 비슷해서인지조차 알 수 없는 탓이었다.(아마도 영상을 통한 각인이 문자를 통한 각인보다 더 강하기 때문이겠지.)
그런 것이 다소 마지막에 껄끄럽게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피마새'는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다. 이영도식 유머도 역시 곳곳에 녹아있었거니와 팬서비스도 있었고(후치랑 제미니에서 뒤집어졌다), 대중적인 배려도 있었다.(특히 단위형에서) 철학도 있었고, 로맨스도 없지 않았고, 추리물+스릴러의 분위기도 풍긴데다가 판타지 특유의 전쟁씬도 멋있었다.(반지제왕 영화를 본 이후, 전쟁장면에서 혀를 내두른 건 처음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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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평가도 평론가도 아니고, 이건 비평글도 아닌데 왜 감상문을 쓸 때 꼭 아쉬운 점들이 들어가려고 애를 쓰는지 통 모르겠다. 재미있게 봤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근데 자꾸 머리 한켠에서 기어나오려고 하는 "근데 말이야, 좀 아깝게 말이야"들은 뭐랄 말인가? 비평하는 것이 싫어 감상하려 하지만, 감상하고 있으면 비평할 수 밖에 없다는 키탈저 사냥꾼의 저주의 일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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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써야 속이 시원하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니까.
1. 등장인물들의 성(性)정체성에 대한 모호함(남자나 여자나...쿨럭)
2. 마지막 장면... 그래. 그 '라XX"랑 비슷하다니까.
3. 눈새가 먼저임에도 불구하고 '파XXXXX'에서 나오는 그 물고기가 떠오르는 건 왜야?
4. 라세의 심경변화에 대한 설명 부족. 생각하는 것보단 설명듣는 게 더 좋아...쿨럭
5. 라세의 카리스마가 너무 쉽게 무너졌어... 역시 마지막이 약해.
6. 엘시에 대한 설명이 마음에 들어오질 않아. 부족해. 너무 개인성이 강하잖아.
7. 스카리의 뒷처리가 좀 부족해.(마음같아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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