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이수영의 싸우는 사람(完)

2009. 11. 18. 20:45감상일지도../소설



 다음(daum)의 책코너에서 보게 된 '싸우는 사람'. 하이텔에서 연재가 되었었다고 하는데...왜 난 기억이 안날까~했더니 너무 무거운 분위기라서 꺾었던 듯.

 꽤나 어두운 이야기이다. 동생을 살리려 칼을 들었던 남자가 약물에 중독되어 자기도 모르는 새 동생을 죽이고 그것도 모른 채 동생을 찾는다. 괴수와 싸우며 죽을 뻔 하다 간신히 살아났더니만 그 괴물과 한 몸이 되어버려있다. 사람들에게 박해받다  죽음의 사제를 따라 다니고 그 역시 신탁을 받아 사제가 되지만 어랍쇼, 생물을 죽일 수가 없네? 어린아이에게라도 맞아 죽을 수 있는 무력함이라니!


 이야기는 한고비 한고비 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며 마지막에 이르러 이전 다른 작품들처럼 'carpe diem '을 외친다. 썪을 세상이니 현재라도 행복하지 않으면 어찌 살아가겠느냐고 말이다.

 날카로운 진실은 주머니에 쑤셔 넣고, 찾을 수 없는 과거는 일부러 쑤셔대지 말고, 알 수 없는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현재를 즐겨라. 

 어찌 보면 참 슬픈 말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참 마음에 와 닿는 것이 그렇게라도 살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의 무게 때문일까? 늑대가 아래에서 우굴대는 벼랑 끝에 끊어지는 끈에 매달려서도 石淸의 달콤함에 순간을 잊는 인간이라서. 

 

 주제가 주제인 탓인지 싸우는 사람은 다른 작품보다 그래서 사나운 새벽과 많이 닮아있다. 주인공의 현재에 대한 대응방식이 특히 그러하다. 잃어버린 과거로 인한 자아정체성의 부재는 어찌 보면 좀 매너리즘이 아닐까도 싶어지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 마음에 드는 것이니까. (다작(??)에 들어가는 중견 작가들은 대부분 자기 색을 띠기 마련이니 그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어두운 이야기를 써 보고 싶었다는, 참으로 다사다난한 곤한 삶에 지친 작가에게 완결에의 축하를 보낼 뿐... 그리고 어서 힘내기를 기원할 뿐. 

 낌에 도표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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