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장기하와 얼굴들 2집-"tv를 봤네"를 들으며

2011. 9. 21. 23:21감상일지도../음악


"tv를 봤네"와 "tv를 껐네"


 요즘 노래들은 참 직설적이다. 돌려 말하질 않는다. 최신인기가요...라고 불리는 노래들을 듣노라면 예전과는 다른 가사들에 가끔은 질릴 정도.... 

 요즘에 한창 뜨는 노래 중 'tv를 껐네'가 있다. 처음엔 장기하와 얼굴들의 2집 중에 나오는 'tv를 봤네'가 잘못 나온 줄 알았는데, 다른 노래였다. 가사를 들어보니 참 많이 비교가 되어서 재미있었다.

 

 무지 직설적이지 않은가? "이대론 잠 못 자요"...........

 그럼 tv를 봤네의 가사를 보자.


 사랑하는 순간에는 tv를 끄고, 사랑이 끝난 시점에서 혼자서는 tv를 눈이 시뻘게질 때까지 보게 된다...

 리쌍의 노래보다 장기하의 노래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기호와 가사의 차이나 곡 분위기의 차이도 당연히 있지만, 직설적인 쪽보다는 행간에 많은 이야기를 숨긴 "껐네"쪽이 더 감칠맛 나기 때문일 것이다.

 "~봤네"에서의 화자는 눈이 아플 때까지 tv를 본다. 하지만 왜 보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너와 사랑하려고 tv를 끈 "~껐네"와는 사뭇 다르다. 

 몹시 복잡한 마음으로 tv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느꼈을지 모르는 의도적인 몰입-현실도피-의 순간과 잠깐 짬나는(자막-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시간 동안에 다시 돌아온 현실의 암담함. 노래는 화자의 상황을 설명하지도 않지만 듣는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거리며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가사의 은근함이라니.

2집 이야기

  "싸구려 커피"라는 노래로 꽤나 쇼크를 받고 찾아본 1집의 노래들은 마음에 드는 것이 참 많았다.  뭐랄까, 소시민적이라고 해야할라나? 어려운 용어로는 뭐라고 할 텐데 내 어휘력으론 잘 모르겠;;; 무기력한 현실과 세상에 대한 풍자, 스스로에 대한 자조, 그리고 꿈꾸는 듯한 노래들.... 참 열심히도 들었더랬다.

 1집 때도 참 감칠맛나는 가사를 들려주던 장기하와 얼굴들은 2집에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준다.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지만 그들의 말을 들어줄 수가 없어서 내 말조차 하지 못한다는 '깊은 밤~'이나 눈이 아프게 볼 것 없는데도 tv를 보며 짧은 순간의 공허를 느끼면서도 스스로 웃음이 많다고 말하는 '~봤네'에서는 깊은 자조가 느껴지기도 한다. 이것은 '보고싶은 사람도 없는데'에서도 나오는데, 너무너무 보고 싶지만 계속 해서 보고 싶은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모습은 어떻게 보면 참 마음 아릴 정도이다. 

 또 '그 때 그 노래'에서는 예전의 기억들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들을 '낡은 예배당 천장을 죄다 메꿔야하는 페인트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품에 안고 혼자 걸어가는 '마냥 걷는다'는 듣노라면 참 싸-해진다. 한마디로 시적이라고 해야할라나?

 물론 2집 노래들이 다 이런 분위기는 아니다.

 대놓고 육두문자를 써가며(처음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비교당하는 분노를 표현한다든지('나보고 뭐라 그러는 것도 아닌데'), 짜증스런 연인에게 참다참다 버럭 화를 내고는 스스로 대견해한다든지('뭘 그렇게 놀래', '모질게 말하지 말라며'),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딴 생각 말라고 하는('그렇고 그런 사이') 등의 직설적인 노래들도 있고 이것도 나름 꽤나 재미있다.

 의기소침하고 무기력한 듯 느껴지는 요즘 사람들의 모습을 잘 그려낸 장기하와 얼굴들의 2집. (대부분이 휴대폰 자주 듣는 노래들에 랭크되어있...쿨럭) 다음 노래들도 참 기대된다. (근데 작사, 작곡가가 누군지는 어디서 찾아봐야하나? 찾기가 힘드네;;;)


 음... 감상평을 쓰다보니 횡설수설이로세;;; 이거 나중에 다시 정리....가 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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