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19. 23:40ㆍ감상일지도../드라마
워낙 크리미널 마인드라는 드라마 자체가 인간 말종의 끝을 보여주는 자극적인 드라마이기 때문인지 어지간한 에피소드는 그냥그냥 별 느낌 없이 지나가는 게 많다.
그나마 기억에 많이 남았던 에피라면 숲에서 인간사냥을 하며 자랐던 두 청년의 이야기와 정신분열증을 일으켰던 아버지 이야기, 그리고 연인의 복수를 하던 청년 이야기, 그리고 집시의 유아납치 정도랄까....(그 유명한 스튜사건은 별로 임팩트가;;;;) 뭐,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충격적으로 본 에피들은 대부분 연쇄살인보다는 가족이야기가 많긴하다.
아무튼.... 그렇게 (나름) 강심장인데도 불구하고 이번 에피소드는 보고 나서 머리가 멍~하고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넘치는 시체행렬이나 어떻게 하면 더 기발하게 토막낼 수 있을까~고민하는 에피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이번 에피에서는 데릭의 사촌이 나온다. 8년 전 실종되었던 그녀는 스토커에게 납치되어 조교를 받아 세뇌되어버린 듯해 보였다.
나름 용의자가 경찰서에 있을 때 끝나겠지...싶었는데, 이게 웬걸. 안 끝나는거다, 얘기가. 결국 밝혀진 진실은 그 스토커놈이 아이를 인질로 잡고 있었다는 것(결국 제 새끼인데!). 처음부터 계속 반복되던 별장타령이 그런 의미였다는 걸 깨닫고는 정말이지 덜덜덜 떨렸다.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속일 수 있는 동물이다. 살기 위해 믿는 척 하고, 믿는 척하다보면 정말 믿게 된다. 믿음이라는 것, 신념이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세뇌일지도 모르겠다. 스톡홀름신드롬이나 매맞는 아내 신드롬(드라마중에서도 언급됨)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는 거다.
드라마를 보며 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악착같이 자신을 지키고 숨기며 달아날 순간만을 기다려온 피해자가 어찌나 끔찍하게 불쌍하던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핑~돌 정도였다. (상상할 필요가 없는데 왜 상상하냐고!ㅋ)
암튼.... 끝은 시원하였으나... 살인죄가 아니니 좀 살다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좀 더 슬퍼졌다.
저런 인간들은 완전 격리시켜버리면 안되나......
흉악범죄가 늘어가고 인명경시가 판을 치는 슬픈 현대사회에서 나를 보호하고 지키며 살아가는 건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내가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닌 세상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세상을 깨닫고 겁먹으며 살아가는 일 역시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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