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옮김= 애플시드 2004

작년에 나온 애플시드 2008도 있음. 근데 역시 원작느낌은 별로;;;

애플시드 : 엑스머시나 감독 아라마키 신지 (2007 / 일본) 출연 코바야시 아이, 야마데라 코이치, 키시 유지, 이가라시 레이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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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드 감독 아라마키 신지 (2004 / 일본) 출연 코바야시 아이, 코스기 쥬로타, 마츠오카 유키, 후지모토 유즈루 상세보기

15년 전의 애플시드

 

  시로우 마사무네의 '애플시드'를 처음 본 것은-그러니까 한 15년쯤 전이려나? 500원짜리 '기갑경찰 애플'이라는 해적판을 통해서였다. 그당시만 하더라도 완전 사이보그로 나오는 브레아레오스의 모습이 얼마나 낯선 것이었는지, 그런 그와 연인관계를 유지하는 듀난의 모습은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다. (브레아레오스는 친한 친구가 이후의 애니메이션을 보고서 '그 토끼같은 사람'이라고 말을 했을정도다. ㅡㅡ;;) 엄청나게 방대한 설정이라든지, 징그럽게 세세한 풍경과 세부묘사라든지, 너무 현실적으로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보고 푹 빠졌던 만화였기에 후에 ova로 나온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는 실망을 엄청했더랬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 극장판이 나왔다고 했을 때에는 걱정스러움이 앞섰었는데, 어떤 사람이 말한 '엄청난 3d'에 혹하여 보게 되었다. 간단하게 보고 난 소감을 말하자면 ' 잘 팔리게 만든 엄청난 3d의 애니 ' 라고나 할까.

 

 잘 팔리게 만든 리뉴얼(?) 스토리

 

   내가 기억하는 애플시드의 주인공들은 결코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대단한 인물들은 아니다. 그런만큼 현실적이다. (뭐, 그런 점이 마음에 더 들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번 애니메이션은 그런 그들의 이야기를 너무 흔한 이야기로 바꾸어버렸다. 어린 시절의 비밀, 연인간의 갈등, '정의'의 발현...같은 것으로 말이다. 특히 이야기의 극적인 부분을 위해 만들어진 갈등들은 정말정말 너무 흔한 것이어서 "저거 뭐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고, 극적인 전환이라며 나타난 정비공(이름 까먹음)은 이야기를 무슨 변신영웅물같은 느낌까지 주게 하고 말았다. 뭐, 그만큼 잘팔리려나?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지만....

 

 뭐, 좋다. 엄청나게 현실적인 3d. 하지만 우습게도 인물들의 모습은 전혀 안(;;) 3d이다. 특히 히토미와 듀난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쩐지 구체관절인형을 보고 있는 듯한 이질감이 느껴져서 좀 소름이 끼쳤다. 그 엄청난 눈의 크기라니. 언젠가 케이블 tv에서 본 인형들이 나오는 이상한 드라마가 있었는데, 그걸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카메라 각도만 변한다고 감정의 변화를 나타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느냐? ㅡㅡ;) 다른 캐릭터들과의 괴리감도 무시할 것은 못될 정도였다.

 게다가 그 음향효과. 의도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금속성의 느낌이 나도록 조작한 성우들의 더빙은 정말 꽝이었다. (오히려 대사가 없을 때 더 자연스러웠음) 그렇지않아도 영 어색하기만 한 성우들의 연기였는데, 거기에다가 기름을 부은 셈이었다. ㅡㅠㅡ)

  뭐, 나름대로 멋진 인물로 기억했었던 아테나와 니케의 영 마음에 안드는 캐릭터화 역시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장 결정타는 그 '하데스'인지 하는 캐릭터였다. 정말 끔찍했음.)

 

 같은 이야기, 다른 시각

 

 이번 애니메이션은 ova와 같은 원작을 가지고 만든, 일종의 리뉴얼판이다. 하지만 '인간이 스스로 들어가 앉은 유리 동물원'이라는 말로 시작하며 만화의 애니화에 중점을 두었던 이전의 작품과는 달리 철저하게 상업성을 전제로 하였고, 그런 까닭에 이야기 자체를 너무 많이 바꾸어버렸다.

 통제되어짐에 대한 근원적인 거부감에 대한 이야기를 '정의'와 '희망'으로 바꾸어버린 것은 역시-무리였던 것이다.

 새로 작품에 접하는 사람이라면 '흠, 그럭저럭 괜찮네'라는 말을 할 수 있겠지만, 원작이나 이전 애니메이션을 봤던 사람들에겐 결코 호의적인 반응을 얻기는 힘들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