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8. 12:25ㆍ감상일지도../영화
도무지 볼 게 없었던 8월이 드디어 가고 9월, 그것2가 개봉했다. 상영시간이 무려 3시간이라고 하고, 1편보다 잔인하다는 말도 있어서 조금 걱정도 되었지만 3시간은 별로 길지 않았고, 무서움도 잔인함도 그다지.... (내가 오염?되어 있기 때문인지도??? 깜놀이나 고어가 아니라면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지라)
----------------------------------------------------------------------------------------------------------------------------------------이야기 내용 및 결말 포함--------------------------------------------------------------------------------------------------
1편의 왕따클럽 아이들은 다들 어린시절을 잊고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나간다. 그러다가 마을에 계속 남아있던 친구의 전화를 받게 되고, 그들은 27년이라는 세월만에 악몽이 다시 살아난 어린시절의 고향에 다시 모이게 된다.
어린시절의 일들이란 게 참 묘하다. 누군가에게는 어제 일처럼 생생하고 벗어날 수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잘 떠오르지도 않는 아득한 일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떠오르게 되면-특히 좋지 못한 경험들은- 벗어나기가 참 어렵다. 성인이라면, 현재의 일이라면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지나간 일들이라는 이유로 늪에 빠져 버린 것처럼 발목을 붙잡고 가라앉힌다. (가라앉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데리를 떠나서 잊고 살았던 친구들과는 다르게 부모를 잃은 상처가 가장 컸던 마이크는 이야기 끝에서야 과거를 털어낼 수 있게 된다.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친구들을 불러낸 것은 자신이 구원받기 위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에게는 과거는 현재로 바로 이어지는 것이었고, 그래서 잊을수도, 잊혀질 수도 없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럭저럭 사는 것처럼 보였던 몇몇 사람들도 어린 시절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현재에 영향을 받고 있다. 마무리 되지 못한 상처는 흉터조차 되지 못하고 진물이 흐르는 채로 그대로 곪아가고 있었다. 폭력적인 남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베벌리가 그랬다.
아이 때는 세상은 참 무서운 곳이다. 조심해야할 것도 많다. 무언가가 잘못되면 내 잘못인 것만 같다. 주변 사람들의 영향은 너무 크고, 시야는 너무 좁다. 하지만 어른들은 세상이 만만찮은 곳이라는 것을 안다. 초현실적인 괴물과 싸우면서도 그것만큼, 아니 그것보다 더 끔찍하고 더 힘든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 어른들은 상처받지 않는 법을 배운다. 모든 것이 내 탓은 아닌 것이다. 세상에는 '재수'라는 것이 존재해서, 행운스탯에 몰빵한 데드풀의 도미노가 아닌 이상에는 파이널데스티네이션이 영화만은 아니다. 그래서 빌은 그렇게 어린 시절의 자신을 용서해준다.
3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전달하려는 시간을 충분히 할애한 탓에 점점 자유로와지는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이거 성인용 힐링영화인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흠....
아이들의 입장에선 공포의 극치였겠지만, 성인관객의 입장에서는 1편 때에도 영화 자체는 끔찍하거나 공포스럽지는 않았다. 2편도 역시 그러한 편인데, 등장인물들마저 어른이다보니 광대의 공포는 그들에게도 전편보다는 덜하다. (마지막의 모습은 우습고 애잔하기까지 하더라. 1편때도 그랬던 거 같은데.)
하지만 중간중간 고어씬 비슷한 것이 없지는 않아서 그런 거 싫어하는 사람들은 피하는 게 좋을 듯 싶다. 초등학생인 듯한 아이와 함께 보러온 가족이 있었는데.... 흠.... (아동 담배씬, 아동성추행, 아동 살해, 고어 등등)
영화를 보면서 거슬렸던 것은 2가지였다.
첫번째는 초반에 등장인물들이 갈팡질팡하는 것이 좀 엉성하게 느껴졌다는 것.
두번째는 pc때문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안에서 세쌍의 게이커플이 등장했다는 것. 아무리 생각해도 비율상으로 너무 높지 않나 싶다. 더군다나 한 그룹안에서 두 쌍이....? 돌아보니 초반의 내용은 관객들에게 "너희, 게이커플 미워하면 나쁜 놈들이랑 똑같다?"라며 협박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흠....
암튼.. 잘 봤다. 어른이 된다는 건 공포영화가 삶에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인듯 싶다. 깜짝깜짝 놀라는 걸 싫어하는 나한테는 그럭저럭 알맞은 공포영화라고 생각된다. 어린시절의 추억도 떠오르고 말이다. (어린 시절, 데리도서관의 사서가 되고 싶었던 1인) ㅎㅎㅎ.(영상의 고어함이라면 차라리 에어리언 커버넌트가 더 심하게 느껴질 정도... 초반의 시체씬도 그다지 안 튀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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