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미드소마

2019. 7. 12. 14:37감상일지도../영화

무슨 내용일지 되게 궁금했던 장면.... 그냥 궁금해할 것을.

예고편을 보고나서 꼭 보고 싶었던 '미드소마'. 상영하는 곳이 많지 않아서 낯선 동네에서 늦은 시간에 보게 되었다.
예고편 빼고는 아는 것이라고는 감독이 '유전'이라는 불쾌하다고 소문난 영화의 감독이라는 것.... 하지만 색감이나 분위기가 마음에 들고, 깜짝깜짝 놀라는 것이 싫었던지라 아무튼 보러 갔다.


영화의 초반은 여주인공의 심리와 연인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꽤 많이 할애된다. 가족문제로 고통스러워하며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불안함을 지나치게 호소하는 여주인공과 우유부단한 남자주인공의 관계는 결국 이야기 끝에서 끔찍한 파국을 맞게 되는데, 초반의 설명이 길었던 탓에 공감은 못해도 이해는 그럭저럭 되는 상황이 될 수 있었다.

영화는 초반에서 가족의 비극을 보여주며 한번 분위기를 조이고, 중반에 쇼킹함으로 다시 다소 늘어진 분위기를 확 잡아 조인다..... 이 장면이 상당히 충격적이어서 내내 속이 불편할 정도였다. (내용 자체보다는 비쥬얼이...아... 한동안은 고기를 못 먹겠네...ㅠㅠ) 화장장면에서 굳이 한 번 더 보여주며 힘들게까지 만드니...

사실 그 후의 극 전개는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다. 전반적으로 불쾌함과 불안함을 고조시키는데, 그 불안함이라는 게 자극적인 면이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지라 텁텁함, 답답함....이 느껴진달까. 절벽씬의 고어함이 너무 커서였을까?

아무튼 영화는 카타르시스나 내가 기대했었던 초현실성과는 아득히 거리가 멀게 끝을 맺는다. 화면 가득 환하게 웃는 여주인공의 얼굴이 정말이지....(먼산과 한숨)


개인이 갖는 사상이나 경험은 남과 같을 수가 없다. 우리는 공감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가족에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불안함을 느끼던 여주인공은 마을에서 함께 웃고, 함께 울어주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은 듯 보였다. 하지만 나는 그 '함께'웃고, 울고, 노하는 장면에서 공동체로서의 안도감보다는 개개인의 감정을 희석시켜버리는 '단체'의 영향력 행사라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아서 두려움을 느꼈다.
(영화 속의 인물들은 '위로'하지 않는다. 동조할 뿐이지)

공동체에 매몰되어 생명체의 가장 기본인 생존에 대한 욕구마저도 거세당해버린 마을의 사람들의 모습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그런 그들이 보이는 다른 이들의 감정에 대한 동조는 그래서 더 기괴하고 불편하기만 한 것이다. 

동조는 위로가 아니다


외부인을 끌어들여 제물로 삼는다는 이야기 자체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지만 북유럽색채가 물씬풍기는 화려하고 환한 화면과 아름다운 풍경, 묘한 분위기의 음악, 거기에 뒷통수를 때리는 고어함과 결코 익숙해지기 어려울 듯한 당황스러운(??) 장면들은 이야기를 화면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암튼 배우들의 연기는 참 좋았다. 그리고 단체로 전라의 연기를 펼친 배우들에게도 일단 박수를......으윽....

 

참, 내용이 참신한 것 같아 보기기도 하지만 내 경우엔 고어씬과 전체적인 연출 빼고는 흔한 느낌이 들었다... 옛날부터 일본공포만화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사족. 영화보면서, 보고나서 두통이 꽤 심했는데, 나만 그런 게 아니었나보다. 두통유발영화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