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관에서 볼 가치가 있다.-2012

2009. 11. 15. 19:08감상일지도../영화



2012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2009 / 미국, 캐나다)
출연 존 쿠색, 아만다 피트, 치웨텔 에지오포, 탠디 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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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가 전부는 아니야

 티스토리의 이벤트에서 얻는 공짜 영화표가 11월말까지인 것이 생각나 덜컥 예매해버린 2012. 예매하고 난 후에야 디스트럭트9을 골랐어야 했음을 깨달았지만, 어쩌랴, 이미 예매한 것을...(바꾸기 귀찮음;;)
 이전의 광고동영상을 보며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실제로 보러 가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다.

 보러 갈 때 걱정은 간단했다.

 -광고만 볼만했으면 어떻게 해?

 하지만 걱정은 영화를 보는 동안 필요없었다. 광고 속의 내용 말고도 눈이 튀어나올만큼의 화면들이 계속 이어졌으니 말이다.


 줄거리는 단순

 대부분의 헐리우드 재난영화들이 그러하듯이 줄거리는 단순하다. 어떻게 손써볼 도리가 없는 재난이 발생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 가족애를 느끼게 되는.... 중간중간 찡한 장면들과 희생을 섞어넣어 눈물을 자아낸다. 이 영화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너무 진부하지는 않은 편이라서 나름 신선했다. 대종말이라는 상황 앞에서 과연 인간들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여러 모습으로 보여준 것도 좋았다. 
 당연하지만 너무 뻔한 상황들도 있어서 좀 그렇기는 했지만... 어쩌랴 12세 관람가인데.

 사실 대종말에 관한 영화들은 그동안 계속 있어왔다. 종말이란 가장 자극적인 소재가 될 수 있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역사 이래 인간은 항상 종말을 두려워해왔으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릴 때 tv에서 했던 미니시리즈였는데(제목은 기억이 안난다) 대종말을 경고받은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것을 정말 끔찍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보여주었었다.(무슨 생각으로 대낮 공중파에서 그걸 방영했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다)  내일이 두렵지 않는 사람들이 벌이는 행동들은 역겹고 끔찍하기 그지 없었고, 그 모습은 그래서 상처처럼 기억에 남게 되고 말았다.  가족들이 모여서 손 잡고 눈물 흘리며 최후를 맞는 12세 관람가 영화의 아름다운 종말은 그다지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씀.
 
 아무튼 영화는 나름 여러 모습들을 보여준다. 책임을 지고 뒤에 남는 사람, 스스로를 희생하는 사람, 남을 구하는 사람, 가족을 구하려는 모습들, 진실을 바라보는 사람, 마지막 순간까지도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가족영화를 위한 종말을 아름다운 모습들을 보면서 화를 낸다면...번지수가 틀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마어마한 스케일. 3d영화로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줄거리야 다 거기서 거기이고,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으니 뒤로 제낀다손 치더라도 이 영화, 스케일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전부 cg로 떡칠을 한 것이지만, 영화관에서는 별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느낄 틈도 없다)  도시가 무너지고, 항공모함이 날라다니고, 화산이 폭발하고, 세상이 물로 뒤덮힌다. 얼마나 연출을 잘했는지 보는 동안 온 몸이 경직될 정도였다. 
 물론 후반으로 넘어가는 중간 부분은 약간 지루한 곳도 있었지만-유치뽕도 있고 영화가 너무 길기도 했다- 영화 내내 보여주는 특수효과는 정말이지 극찬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두번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한 번 본 소감은 그렇다) 감동적인(????) 장면보다 오히려 탈출 장면에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으니...
 뭐, 어쩌면 재난영화를 처음으로 극장에서 봐서 더욱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어떤 사람은 투모로우가 더 낫다고 하는데, 온전히 본 적이 없어 비교가 안된다;;)
 
 볼 만 하다. 그것으로 ok?
 
 cg가 워낙 발달을 하고 있는 요즘으로서는 영화들이 특수효과가 들어간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로 완전히 갈려서 전자의 경우  '얼마나 화려한 효과를 진짜처럼 내느냐'에만 주력하고 있는 듯해보인다. 얼마나 상상할 수 있는가-상상을 얼마마만큼 현실적인 모습으로 과장되게 보여줄 것인가가 지상과제라고나 할까? 이 영화는 그것에 기초하여 본다면 상당한 수작이다. 기대 이상의 것을 보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옛영화들이 부족한 특수효과 속에서도 보여주었던 깊이를 그다지 못 느끼겠다는 것이지.
 그래도 '저거 뭡니?'를 연발시켰던 '트랜스포머'에 비한다면야 뭐....
  


 뱀다리: 마지막의 그 순간에 나는 어디에 있을까?

 정말 종말의 순간이 올 때 나는 어디에 있을 것인가- 영화를 보며 짬짬이 생각하였다. 
 가족과 있을 것이라는 당연한 결론을 제한다면 과연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고승처럼 마지막 종을 울릴 것인가? 찰리처럼 종말을 눈으로 보며 환호성을 지를 것인가? 아니면 미리 겁먹고 자살할 것인가?
 아마도 찰리의 선택과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워낙 겁이 많은 나로서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 온다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패닉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을까-싶다. 하기사, 이런 이야기는 해봤자 별로 영양가 없는 얘기....
 하지만 생각해 보는 건 꽤 재미있다.



 뱀다리2: 일본은 까야 제 맛

  콜롬비아 영화사가 일본거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일본해 운운 하는데 울컥했다. 노골적인 소니 선전이야 그냥 넘긴다손치더라도 말이다. -대륙을 겨냥한 듯한 중국 칭찬도 끼어있었다.- 아무튼 마케팅이란...(젠장) 이런 거 보면 우리나라 인구도 한 10억쯤 되야하는 건데. 그래야지 팔아먹을 거 생각하면서 알아서 길텐데 말이다. (플래시포워드에서 일본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고 서양인들의 일본판타지가 얼마나 큰지 다시 느끼며 불편했었는데...칫.-히어로즈도 그런 면이 싫었는데;;;쩝)
 암튼 2012는 일본 덕에 우리나라에선 결코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할듯하다. 
  
 

 뱀다리 3: 2012년 종말론은 진짜 있는 얘기다. 생각하면서 보면 더욱 재미있다. (근데 그랜드크로스...十자모양...는 이미 됐었지만 별 일 없이 지나갔다.) 개인적으로 기억 속의 첫 종말론은 1982년이고 그 다음은 1999년. 아, 올해도 있었지 않았나? 암튼... 종말이란 것은 영원불멸의 흥미거리이다.
 
  
뱀다리4: 트랜스포머에선 오바마가 ㅄ으로 나오더니만, 이 영화선 흑인과 유색인종이 상당수 등장. 이유가 뭘까나?

뱀다리5: 영화 속의 여자들... 정말 마음에 안든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건 전부 남자캐릭터뿐이다. 여자들이 하는 거라곤 꺅꺅 밖에 없다. 특히 마지막에서 뭐냐, 그 엄마? 애가 걱정되면 따라가야지? 뭐가 무서워서 발만 동동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