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 얼간이

2011. 10. 2. 00:51감상일지도../영화


 노력만으로 멋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될 수 있을까?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세상. 안타깝게도 세상은 그리 녹록하지 못하다.
 사람들은 많은 경험을 통해 인생의 '평균'을 만들어내고 그 곳에 도달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안정적인' 방법들을 고안한다.
 공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사회제도를 유지시키며 적당한 경쟁을 유발하여 사회계급을 보존하기 위한 제도라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지만, 그나마 공교육을 통하여 계급간의 이동이 가능한 사회는 그나마 희망이 있는 사회일것이다..... (음, 이게 뭔소리?)

 암튼 그러한 이유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되어라'라고 어릴 때부터 가장 쉽고 빠른 길을 제시한다. 현대의 생활에 있어서 행복의 척도는 돈이며, 가장 돈을 잘 벌 수 있으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어른들이 생각하기로는 '평균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니 말이다. 이 영화는 그러한 것들보다는 '미래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선택하라'고 멋지게 말을 한다.


..........지만.............

 솔직히 그들의 '기행'이 과연 올바른 인생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쿨럭.

 암튼 영화는 시종일관 경쾌하게 흘러간다. 전통적인 교육법과 교육관에 정면으로 대항하면서도 우습게도 항상 1등을 차지하는 얄밉기 그지없는 주인공은 아등바등 살아보려는 친구들을 꼬득여 화려한 대학생활을 만들어간다......지만 친구들은 항상 낙제 직전. 

뭔가 곰곰히 이거저거 따지면서 보다보면 살짝살짝 불쾌함이 쌓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영화는 주제를 "고민하지 말고 들어라"라고 말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 성공은 따라 온다."

 XX....... 웃기시네. 그 성공도 역시 '돈'으로 환산시켜버리는 주제에.

 다양한 계층의 인도인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이니만큼 간단명료하기는 한데.... 정말 세상이 그럴까?

 우리가 우러르는 1등 뒤에는 그 길로 가기 위해 인생을 바친 수많은 2등들이 있다. 인생의 길로서야 2등이건 100등이건 본인이 만족하면 상관이 없겠지만. '성공'이라는 말을 갖다붙여버리면 나머지 인생들은 너무 초라해지지 않는가?
 그럴바에야 안정적인 '1.5등'을 하는 게 낫지.... 이쯤되면 천재들만 할 수 있는 개살구같은 설교보다는 학장의 절절한 절규-니가 다 옳은 게 아니야-에 한 표 더 줄 수 밖에는 없겠다.(그래, 난 구세대다)

 암튼 재미있는 영화였고, 전하고자 한 주제와 영화의 세세한 내용을 떼어내고 본다면 그 자체로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깊이는 생각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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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왜 영화 속의 '소음기'를 보며 해리포터의 스네이프가 생각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