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4. 21:34ㆍ글귀들
보이는 것을 모두 사랑하였지만,
보이는 것에 모두 사랑받지 못하였으므로
인생은 실패처럼 보인 적이 있었다.
...The obscure voyage
어둠속에서 항해를 하엿으므로
멀리 있는 등대를 희망이라고 생각하였다가
난파하였을 때,
꿈은 비참한 것이라고 울부짖었다.
...The obscure voyage
어제 사랑한 이가
오늘은 냉담하여 떠나 버릴 때
사랑은 한심한 것이라고 적어두기로 했다.
...The obscure voyage
인생이란 그런 거라고
모두 말한다.
방심하지 않아도 어느 틈엔가 빠지고 마는 함정.
진실이 비명횡사하여 무수히도 죽어 넘어진 공동묘지.
연인은 다른 이와 침실에서 일어나고,
내 꽃병 속에선 장미가 썩어간다.
...The obscure voyage
허무한 인생,
허무한 사랑,
허무한 꿈들...
허무로 뭉그러진 여행의 끝에 서면
내 일기장의 맨 마지막 장에는
...The obscure voyage
허무한 끝장.
그래...
여행은 늘 그랬다.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은 왔다가 떠나고, 왔다가 떠나버리고
창백한 우울만이 내 어깨 위에 앉아
친밀한 듯
같은 그림자를 지고 걸을 때
내 영혼은 영영 새벽을 잃어버린듯 그리 어두었다.
...The obscure voyage
하지만 되돌려 한번만 걷자.
꿈이 꿈을 되짚듯이.
그 길 위엔 꽃이 피어 있었과,
그 길 위엔 새들이 우짖었고,
그 길위엔 나의 그녀가 있었고,
그 길 위엔 내 친구가 있었다.
어둠을 빛나는 별들처럼
나의 우울을 뚫고
행복이 그토록이나 잡기 힘든 것은
너무도 단편적이고 유치한 빛깔을 띄기 때문이다.
내가 싫증 내었던 사랑과
내가 놓쳐버린 기쁨을 생각해 보자.
그것들의 모습이란 것이
잠시후 들여다보면 얼마나 유치하고 또 얼마나 한심했는가.
내던진 이유는 늘 그것이었다.
의도적으로 잃어버린 안은 또한
늘 그런 이유였다.
꿈은 꿈을 되짚어 간다.
나는 너를 사랑하였다, 그때.
유치찬란하게도.
하지만 얼마나 절박하였는가.
나의 인생에서...
나는 너를 증오하였다.
짐승처럼 난폭하게
그래서 다시 흐르는
...The obscure voyage
내가 조잡하고 어리석어라하던 꿈들이
별빛처럼 어른거린다.
아우러진 꽃밭처럼...모여 황홀하게
눈물 흐르도록 어여쁜 밤.
내 행복들과 내 사랑들이 노래 부른다.
나는 별들의 꿈을 꾼다.
마지막 장을 덮기 전에,
인생은 어둡고 침침한 여행.
...The obscure voyage
그러나 그런 이유에서, 그러하기에,
다시 시작할 수 밖에 없는 중독성 여행.
나는 꿈으로 꿈을 덮는다.
늘 그랬듯이.
OH...The obscure voyage
obscure\분명치 않은, 불명료한, 눈에 띄지 않는, 컴컴한
================================'어떤 새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남쪽으로 간다' 김진作
'글귀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은 스스로를 구제할 수 밖에 없다 (0) | 2014.01.24 |
---|---|
몰핀 (0) | 2014.01.24 |
사나운 새벽 (0) | 2014.01.24 |
옆마을에서 죽은 사람 (0) | 2014.01.24 |
오늘과 내일과 어제 (0) | 2014.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