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09. 2. 16. 23:33감상일지도../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감독 데이비드 핀처 (2008 / 미국)
출연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틸다 스윈튼, 엘 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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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혀 사전지식 없이 본 영화... 노인역의 얼굴이 '어? 브래드피트랑 닮았네?'했는데 브래드피트 맞았다;; 젊어져가는 브래드피트의 모습을 보는 것도 꽤나 즐거웠기는 한 영화였다.

  보는 동안 어쩐지 포레스트검프가 많이 떠올랐다. 미국의 현대사를 쭉~ 짚어보는 듯한 기분이랄까?  그 나라 사람들 입장에서야 의미심장하고 추억이 방울방울인 영화가 되겠다...



 영화를 보면서 처음 의아하게 생각했던 건 벤자민을 키우는 사람이 흑인이라는 점이었다. 중간에 전차장면에서 잠시 나오지만 그 시절은 흑인석이 따로 있을 정도로 흑백갈등이 심하던 시기이다. 그러한 시기에 버림받은 노인아기가 백인노인들을 돌보는 양로원에서 흑인의 손에 자란다는 설정은 어떻게 보면 작위적이고, 어떻게 보면 나름 의미심장하다. 게다가 대부분 혼자서 죽음을 맞는 백인들과는 달리 흑인 어머니나 벤자민은 가족 곁에서 죽음을 맞는다. 음... 미국의 노인문제를 다루고 싶었던건가? 그런거야? 물론 흑인이기때문에 백인들의 정서와는 많이 다른-좀 더 포용적이고 푸근한 정서랄까?-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으리라. 정상이 아닌 벤자민을 받아준 것이 백인이었다면, 이야기는 전혀 다른 색깔로 진행이 되었을테니까. 솔~~~직히 말하면... 흑인 관객을 위한 색깔맞추기라고 해도 틀리지는 않을지 모르겠다;; 워낙 헐리우드 영화들은 이  짓을 많이 하니. 그래도 아주 생뚱맞지는 않으니까 봐주기는 한다.

 영화는 끊임없이 죽음과 떠남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심장발작으로 죽는 목사, 자연사하는 사람들, 전쟁으로 죽는 사람들... 벤자민은 삶 속에서 죽음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어른이 된 후론 항시 죽음을 준비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대비되는 '벼락맞고도 살아남은 사람의 모습'. 살 놈은 살고 죽을 놈은 죽는다...인가? 잉?

 영화는 전반적으로 큰 기복없이 찬찬하게 흐르며 거꾸로 흐르는 벤자민 버튼의 삶을 보여준다. 하지만 거꾸로 벤자민 버튼의 삶은 외형적인 것이며 그의 정신연령의 흐름은 정상인과 그리 다르지 않다. 거꾸로 흐르는 시계가 주는 뭔가의 의미심장함보다는... 그저 미국 현대사를 살았던 한 특이한 인물의 일대기라고 생각하며 보았다고 생각하는 게 나로선  편하겠다. (솔직히 벤자민 버튼이 정상적으로 살았더래도 이야기는 크게 바뀌지 않았을 듯하다)


사족...
 예전에 이런 카피가 있었다.
 "나이는 숫자일뿐이다"
 ㅈㄹ...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거, 점점 느끼고 있는 중이다. (느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