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3. 09:18ㆍ감상일지도../영화
갑자기 보러 가게 된 영화
정말 즉흥적으로 보기를 결정한 영화였다.(통신사에게 부담을 주기 위한 무료 영화 관람)
어디로 갈까~하다가 가까운 cgv로 갔는데, 구로cgv는 예전의 신촌메가박스에 버금갈 정도로 음침했다....... 극장만 그런 게 아니라 백화점 자체가 파리날리는 분위기가 물씬나는;;;
이 영화에 대한 정보는 dc라는 거 하나였다. 스토리보다는 액션에 집중(???)한 dc는 사실 마블보다 좀 더 유치한 느낌을 준다. 좀 더 만화적이라고 표현해야 맞는 것이려나.... 아무튼 유튜브 워너브라더스에서 올리던 미친듯한 광고클립이 효과를 준 것인지 그렇게 보러 가게 되었다.
스포 주의-------------------------------------------------------------------------------------------------------------------------------------
반전을 위해서 버린 것들
영화는 중반부까지 짜증을 유발한다. 저 캐릭터는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저게 말이 되나? 저 캐릭터는 왜 저렇게 꼴 보기 싫을까? 내가 이걸 계속 보고 있어야 하나? 등등..... 액션씬은 꽤나 볼만하지만 엉성하다 못해 뭔가 '조각난' 기분이 드는 스토리는 나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중반의 반전으로 인해 사라지게 되었다.
아담의 정체가 밝혀지자 캐릭터의 납득이 안 되던 행동들이 이해가 되었다. 아, 저렇다면 그럴 수 밖엔 없지. 아,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짜증이 휙, 풀려버리는 느낌이랄까. 스토리 상으로 반전 하나에 모든 것을 몰빵해버린 느낌.
이건 전적으로 감독의 역량부족이다. 전반부에 뭔가 캐릭간의 감정교류나 심리상태에 대한 표현만 있었더라도 전반부의 짜증은 확 줄었을 것이다. 제작하는 사람들 입장에서야 "짜잔~"하고 밝히면서 관객들이 놀라고 즐거워할 거라고, 대단히 잘 쓴 이야기로 받아들일거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반전이란 적어도 30%정도는 뭔가 낌새가 있어야 임팩트가 큰 법이다.
징그러운 민폐캐릭
스토리의 엉성함을 반전으로 풀어나가려고 한 제작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계속 짜증이 남는다. 그리고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도무지 봐 줄 수가 없는 배우 두 명의 연기이다.
나름 무게를 잡은 드웨인존슨이나 저스티스소사이어티의 배우들은 별로 흠잡을 데가 없었다. 피어스브로스넌은 멋진 장년의 모습이었고, 다른 멤버들도 어느 정도 정이 들 정도는 되었다.특히 사이클론은 참 예쁘더라. 개그캐릭은 아톰은 밉상일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dc의 개그캐릭은 항상 좀 오버해서 거슬리기는 한다) 하지만 영화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두 캐릭터-이시스와 아몬? 어머니와 아들-는 연기는 연기, 서사면 서사, 설정이면 설정, 다 엉망이었다. 뭐, 아들내미야 아역배우들의 연기는 거의 거기서 거기이고, 캐릭터는 반전에 필요한 인물이라서 봐 줄 수 있겠지만, 어머니역은 국가의 미래에 대한 걱정, 세계의 존망에 대한 우려, 아들에 대한 사랑 등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인물인데, 도무지가 그렇게 복잡한 생각을 하는 인물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가볍고 경박스럽다. 얼굴표정연기는 정말 끔찍할 정도여서 무슨 표정을 짓는지, 이 장면에서 저런 표정을 짓는 게 말이 되는지 자꾸 생각하게 될 정도였다. 목소리 연기도 형편없었고. 그냥 징그러운 민폐캐릭 이상도 이하도 아닌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중반 이후로는 꽤나 만족스러운 편이다. 액션은 시원시원하고 과격하지만 심하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피를 튀기는 대신 전기로 사람을 튀기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겠지) 착한 척 하지 않는 주인공은 답답한 세상에서 사이다가 되기도 한다. 주인공의 고뇌랄지, 슬픈 같은 것이 그럭저럭 납득이 된 상황이어서 액션을 받아들이는 것도 훨씬 수월하다. (물론 군중씬은 파이였음)
끝나고 나서 반가운 얼굴(근데 느낌이 많이 달라져보였다...)이 주는 큰 보너스 점수가 있어서 여배우의 형편없는 연기에 대한 찝찝함을 빼고는 편하게 볼 수 있는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덧글. 저스티스리그가 이미 존재하는 세상이라서인지 '히어로'를 강조하는 게 좀 거슬렸다. 내용상은 '히어로'보다는 '구세주'가 더 어울리는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지막에는 쓰이는 걸로 들렸는데, 영어로 hero와 savior의 차이를 내가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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